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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와의 전쟁 감상평, 등장인물 분석, 결말 분석

by 가치있는 세상 2025. 6. 14.

범죄와의 전쟁
범죄와의 전쟁

 

 

-목차-
1. 영화 범죄와의 전쟁 감상평
2. 등장인물 분석
3. 결말 분석

1. 영화 범죄와의 전쟁 감상평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단순한 갱스터물이나 범죄 영화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적 풍경을 절묘하게 녹여낸 한국형 블랙코미디이자,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군상극입니다. 한국 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시대극 범죄영화로서 정치와 조폭 그리고 검찰과 권력의 유착을 리얼하게 묘사하면서도 중간중간 묻어나는 인간미와 유머는 오히려 씁쓸함을 배가시킵니다. 영화의 배경은 1982년 부산에서 밀수, 탈세, 뇌물, 검찰 커넥션 등 부패한 권력과 범죄의 유착이 일상처럼 퍼져 있던 시기입니다. 주인공 최익현(최민식)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내세우며 별 볼 일 없지만 처세술 하나로 여기저기 줄을 대는 인물입니다. 그는 우연히 조폭 두목 최형배(하정우)와 혈연을 내세운 인연을 만들며 세력을 키워갑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며 그들이 쌓아온 모든 것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촘촘한 현실 고증과 함께 한 남자의 부조리한 성공과 몰락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시대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최민식의 연기는 익현이라는 인물을 단순한 악인도, 단순한 희생자도 아닌 입체적인 인간으로 그려내 관객의 감정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조여 오는 긴장감은 마치 우리가 살았던 시대의 치부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범죄와의 전쟁은 2012년 개봉 당시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때는 다 그랬다”는 말을 정면으로 되묻는 이 영화는 단지 과거가 아닌 현재와 맞닿아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2. 등장인물 분석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한국형 범죄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다채롭고 살아 숨 쉬는 등장인물들의 힘이 큽니다. 각 인물은 단순히 서사의 도구가 아닌 각자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로 기능하며 배우들의 연기력은 말 그대로 레전드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먼저 주인공 최익현(최민식)은 대한민국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낮에는 공무원, 밤에는 사업가, 상황에 따라서는 정치인과도 손을 잡는 이 인물은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형적인 생존형 인간입니다. 그가 내뱉는 사투리 섞인 대사 하나하나에는 비굴함과 간교함 그리고 때로는 애처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내가 조상님을 잘 모셔서 그래~”라는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뻔뻔함과 시대의 논리를 상징합니다. 그에 맞서는 조폭 보스 최형배(하정우)는 신흥 세력의 대표로 등장합니다. 젊고 세련되며 폭력조차 체계화한 그는 전통적 야쿠자 스타일의 조폭에서 진화한 기업형 조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정우 특유의 여유로운 말투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은 이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검사 김희수(곽도원 )는 범죄와의 전쟁의 서늘한 공기 역할을 합니다.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그는 정의보다는 생존과 권력을 선택하는 인물로 검찰 조직의 한 단면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형사 조범석(조진웅)과 익현의 동생 최익현의 아내(김성령) 그리고 주변 인물들도 절묘하게 배치되어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를 살아갑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주인공 중심의 구도가 아닌 등장인물 전체가 시대의 공범자이자 피해자로 보이도록 만들어집니다. 덕분에 한 명의 인물이 아닌 모두가 주연처럼 느껴지는 밀도 높은 인물 구성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조연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점에서 ‘캐릭터 맛집’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습니다.

 

3. 결말 분석

범죄와의 전쟁은 반전을 무기로 쓰는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관객은 처음부터 주인공 최익현의 몰락을 예상하고 영화에 몰입합니다. 하지만 그 몰락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결말은 일종의 현실 반전으로 다가옵니다. 영화 후반에서는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며 최익현과 최형배의 운명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최형배는 체포되고 구속되지만 오히려 최익현은 이 위기를 기회 삼아 더 높은 권력자들과 손을 잡고 살아남습니다. 이 장면에서 관객은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진짜 나쁜 놈은 누구이며 왜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가? 에 대해 의문을 느낍니다. 결국 익현은 살아남게 됩니다. 그가 얻은 것은 텅 빈 자존심과 권력의 그림자뿐입니다. 그의 가족조차 등을 돌리고 그는 이전처럼 뒷배도 없이 외롭게 남습니다. 영화는 “법과 정의는 선택적으로 작동한다”는 냉소적인 메시지를 남긴 채 끝이 납니다. 이 결말은 단지 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닌 한국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떤 범죄는 살아남고 어떤 정의는 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익현이 살아남았다는 사실보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제대로 벌 받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반전처럼 느껴집니다. 결말은 결국 관객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가?”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속을 맴도는 여운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극을 넘어서서 한 시대의 비극을 조명한 진짜 현실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